살면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‘아찔한’ 순간이 찾아온다. 나에게는 바로 지난달 24일, 월급날을 하루 앞둔 날이 그랬다. 퇴근을 앞두고 있던 평화로운 오후, 대학 동기로부터 부친상 연락을 받았다. 먼 지방이었지만, 꼭 가봐야 할 친구였다. 문제는 당장 지갑에 현금이 거의 없었고, 계좌 잔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. 월급이 들어오려면 꼬박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였다.

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좀 더 자세히 알아봤다. 가장 안전하고 루트는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하는 것이었다.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문화상품권 매입을 선택하기로 했다. 우선, 여러 상품권 매입 업체 홈페이지를 방문하며 비교하기 시작했다. 최우선으로 본 것은 정식 사업자 등록 여부와 실제 이용자들의 후기였다. 수수료가 조금 더 높더라도, 오랫동안 운영해 온 신뢰도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.
마침내 한 곳을 정하고, 안내에 따라 휴대폰 소액결제로 30만 원어치 문화상품권을 구매했다. 구매하자마자 문자로 정보이용료 날아온 핀(PIN) 번호를 업체 사이트에 입력하니, 1분도 채 되지 않아 본인 확인 전화가 왔다. 차분한 목소리로 절차를 안내해주었고, 통화를 끊자마자 ‘땡’ 하는 소리와 함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. 모든 과정이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.
그 돈으로 KTX 표를 끊고, 부조금을 찾아 친구에게 향할 수 있었다. 만약 그 방법이 없었더라면, 나는 아마 밤새 발만 동동 구르며 친구의 슬픔을 위로해주지 못했을 것이다. 물론, 높은 수수료는 분명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. 자주 이용해서는 안 될 방법이라는 것도 잘 안다. 하지만 인생의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, 상품권 현금화는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대안이 되어주었다.